[장기이식] 간이식 여정

[스토리] 🙏간이식 수술과 회복 여정 1편

박로미 2024. 1. 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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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큰 일이 생겼다. 장기이식 환자가 생긴 것이다.

장기이식 수술이 끝나고 예상치 못한 간 출혈로 인하여 입원기간이 길어지는 이 시점에서

그동안의 여정을 점검하고 흔치 않은 장기이식(간이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기기로 하였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식구들이 겪은 '변수' 와 정보 위주로 적은 글이니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바란다.

<의사와의 면담>

장기이식을 하지 않으면 최대4주 정도 살 수 있고 장기이식 수술을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에 우리식구들은 모두 낙심했다. 가족 앞에 죽음이 놓여있고 선택지가 장기이식 밖에 없다면..? 장기이식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장기이식은 선택의 여지가 아니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와의 만남>

환자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진료실 앞에 있던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를 만났다.

장기이식이라는 수술 자체가 워낙 큰 수술이기 때문에 알아야 할 정보도 많이 있었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이 있었다.

"나라에서 보조해 줘서 3천만원 밖에 안들어요" 라는 코디네이터의 말이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

"3천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요?"라고 받아 쳐 버린 나의 심술을 지금도 반성한다.

<뇌사자 장기이식>

간이식은 생체이식과 뇌사자기증 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는 뇌사자 장기이식을 희망했다. 하지만 뇌사자 장기이식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에 생체이식도 동시에 준비하기로 했다.

- 멜드점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멜드점수를 매겨 점수가 높은 환자 순서대로 장기이식을 하는 시스템.

아래의 첨부파일을 통해 응급도를 판별하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 멜드 점수도 중요하지만,상황별로 수혜가능 여부가 달라지니 운이 따라줘야 수혜가 가능하다는 점 꼭 기억해두자.

 

 

뇌사자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하려면 1주일에 1번 환자의 건강상태를 시스템에 공유해야 한다.

이건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해주는 것 같았다.

순위는 항상 볼 수 있는게 아니라 뇌사자가 나타났을때 일시적으로 순위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뇌사자가 나오는 빈도 수도 적을 뿐더러 우리는 O형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그 빈도는 적었다.

순위도 뇌사자를 기다리기에는 낮은 순위였지만 환자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안좋아 졌다.

<생체 간이식>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더 시간을 지체한다면 장기이식 수술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으며 수술 후에도 경과가 좋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뇌사자 장기이식을 진행하지 못하고 생체 간이식을 진행 하여야 했다.

그 과정은 이로 말할 수 없이 마음아팠다. (생략) 직계혈족과 배우자가 아니면 생체 간이식도 절차가 복잡하였다. 돈으로 장기매매를 하는 것을 경계하는 시스템으로 보였다. 우리는 직계혈족 이였기 때문에 5일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생체 간이식 - 적합성 평가>

공여 예정자의 건강을 체크하고 이식에 적합한지 여러가지 검사를 했다. 은평○○병원 의 경우 .125만원 정도의 금액이 나왔다. 이 금액은 적합성 평가를 한 공여 예정자가 이식 수술을 진행할 경우 발생한 병원비에서 차감해 준다고 하였다. 실제로 별다른 요청 없이 퇴원때 병원비 영수증을 보니 이미 결제한 금액에 125만원 가량이 적혀있었고 우리는 차액만 결제 하였다.

<수술>

수술2일전 공여 예정자는 입원하여 수술 준비를 하였다. 이때부터 우리가족은 비상상황 체계에 돌입했던 것 같다. 집에 환자가 2명이 된 것이다. 수혜자 병상에 간병인을 붙이고 공여자 옆에는 가족이 함께 있었다. 물리적인 건강은 병원에서 해결해 준다고 하지만 심리적인 부분은 가족들이 온전히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체 간이식은 말그대로 희생이다.공여자의 간 30%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수혜자에게 주었다. 대부분의 생체간이식 수술은 이렇게 진행된다고 하였다. 공여자와 수혜자의 간은 자라난다고 하였다. 어디에서는 3개월이 지나면 공여자의 경우 원래 간크기의 90%~100%까지 자란다고 하지만 우리 가족은 회복기간을 1년으로 잡았다. 그렇게 공여자를 보살피는것 또한 기증하지 못한 나머지 가족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였다. 12시간이 좀 넘는 시간동안의 수술 이었다. 수공여자는 수혜자보다 상대적으로 수술이 간단 하기 때문에 공여자가 먼저 나왔으며 바로 중환자실로 이동하였다.

<공여자의 회복>

수술 직후 바로 이동한 중환자실에 2~3일 있었던 것 같다. 중환자실은 면회가 되기 때문에 수술한 날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수술당일은 말도 잘 하지 못했다. 2일차 되던 날 면회 때에는 "졸라 아파"라며 장난 섞인 말을 듣고 우리 식구는 속상함이 섞인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일반 병실에 와서는 몇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통증과 두통 때문에 식사량이 매우 적었다. 수술과 상관없는 약 부작용이 생겼다. 우리는 진통제 때문에 두통이 생긴 건줄 알고 진통제를 맞지 않았다. 미식미식거리는 속과 두통은 조금 가라 앉았지만 여전히 속이 미식거리고 두통이 있었다. 다방면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식사를 하지 못해 하얀색인 고농도 영양제를 링겔을 통해 맞았는데 이게 그 원인이었다. 그 영양제를 빼니 더이상 속이 미식거리지도 두통이 생기지도 않았다. 그렇게 탄력받아 공여자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였다. 일반식을 먹기까지 여러 단계가 있었다. 미음, 죽, 일반식 까지 오는데 각 단계마다 1일에서 2일정도 소요 되었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이 중요하다는 말에 우리는 밥을 남겨도 고기는 꼭 다 먹으려 노력했다. 우리가 노력한 또 하나는 수술 후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걷기 운동이다. 1시간에서2시간 걷기 운동을 하면 열이 정상범위로 내려오고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다시 열이 올랐다. 평균 3시간 간격으로 1~2시간의 걷기 운동을 해야 했다.

<수혜자의 회복>

수혜자도 수술이 끝난 후 무균 중환자실로 이동했다. 무균 중환자실에서 약 1주일의 시간을 보낸 후 일반병실 격리실로 내려왔다. 격리실에서 1~2주 , 일반병실에서1~2주 후 퇴원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안내 받고 우리는 그런줄 알았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기증받은 간 깊숙한 안쪽에서 출혈이 일어났으며 출혈로 인해 흘러나온 혈액이 혈관을 눌러 피가 통하지 않아 이식받은 간 대부분이 손상되었으며 간경화가 올 경우 간 재이식 수술을 하거나 간경화로 환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안이 벙벙했다. 간이식 수술만 한다면 살것 이라는 나의 생각이 얼마나 얕은 생각이었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렇게 중환자실로 다시 옮기게 되었다. 상황은 아주 좋지 않았다. 황달수치, 간수치 모두 좋지 않았다. 컨디션도 좋지않아 3~4시간에 걸쳐 하는 투석도 할 수 없어 24시간 천천히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혈장교환술과 투석을 번갈아가며 매일 진행하면서 손상된 간이 회복되기를 바랄 뿐 이었다.

- 빠른 회복과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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